중마장애인복지관 소식/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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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어느 봄날, 복지관 작업치료실에서 두 아이가 처음 만났습니다.
오늘 활동을 함께할 아이들은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움직임 하나하나에도 조심스러움이 묻어났고, 처음 마주한 서로에게는 낯섦과 어색함이 감돌았습니다.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치료실, 곳곳에 놓인 장난감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마음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조심스레 눈을 마주친 두 아이는, 천천히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고, 그 작은 용기에서부터 어색한 공기 속에도 따뜻한 기류가 번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날의 활동은 여러 지형을 활용한 균형잡기. 구불구불 이어진 평균대 앞에 선 아이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습니다. 중심을 잡는 일이 누구보다 쉽지 않았기에, 아이는 옆에 있던 선생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두려움이 고개를 들려는 찰나, 옆에 있던 또래 친구가 말없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따뜻한 손을 잡는 순간, 흔들리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좌우로 흔들렸지만, 친구의 손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서로를 의지하며 한 걸음씩 조심스레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두 아이는 마침내 평균대를 끝까지 함께 걸어냈습니다.
조심스럽고 낯설기만 하던 첫 만남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두 아이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함께 균형을 잡고 손을 꼭 잡으며 건넌 이 여정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그룹 활동은 또래 관계를 기반으로 한 협력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인지발달,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사회성 향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걷고, 손을 내밀며, 끝까지 함께 해낸 이 경험은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어”, “우리 함께라면 더 잘할 수 있어”라는 따뜻한 유대감과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아,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